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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이론

단계별로 그림실력을 최대한 빠르게 올리기

by ㅁ륜ㅁ 2016. 1. 2.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다리 그리는 법', '손가락의 구조', '3점 투시원근법 강의' 같은 구체적인 지식을 올려주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조금 더 상위의 개념(혹은, 더 추상적인 부분)인 '이렇게 그리고 싶다', '이런 부분을 올리고 싶다'를 알려줍니다.



또한, 여기서 알리는 것은 일종의 테크 트리를 타는 법이며, 권장되기는 하나 필수적인 순서는 아닙니다.



애초에 배움의 길에는 왕도가 없고, 인간들이 연필을 쥐는 법마저도 천차만별이니까요

.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도 그림을 그다지 잘 그리지는 않기 때문에 직접 알려주기보다는



이미 이 분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달리는 작가들의 책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뭐, '~~그리는 법'이라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대부분 뜨긴 하겠지만, 원조가 좋다는 말 있잖아요.




1. 나는 그림을 못 그려요. 일단은 내 앞발을 손으로 바꾸고 싶어요.




이런 분들은 좋게 말하면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지녔으며, 나쁘게 말하면 그냥 때려치는게 편합니다.



아무튼, 여기서 가장 실력이 빨리 올라가는 방법은 바로 모작입니다.



좋아하는 작가 그림 아무거나 붙잡고 트레이싱을 하든 보고 그리든 따라그리세요.



어떤 새끼들은 이 부분을 보고는 '모작이 뭐가 늘어나냐. 그거 해봤자 결국에는 특정 그림체로 그림이 굳는다' 라고 합니다.



그런데 애초에 그림 자체가 현실의 모작입니다.



극사실주의라던가 르네상스같이 극단으로 치고 나가더라도 


결국은 사진기나 포토샵 앞에서는 열화 파쿠리에 불과합니다.


아무튼, 그냥 따라 그리세요. 그러면 실력은 올라갑니다.


또한, 아무리 실력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결국은 사전에 준비된 자료를 두고 그리는 것이 


그냥 그리는 것보다는 결과물이 훨씬 좋습니다.


지금 당장 그림으로 돈 버는 작가들 중에 참고자료 없이 작업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모작 혹은 파쿠리이고요.


그림을 그린다면 영원히 모작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는 힘듭니다.








<미국 표지 전문 삽화가 Adam Hughes 가 사진 자료를 이용하여 작업하는 모습>




2.이제 따라그리기는 할 수 있는데, 제가 직접 생각하며 그리고 싶어요.



이런 분들은 이제 자기 손을 통제할 수 있고 자기만의 독특한 그림체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보통 이쯤 되면 루미스, 호가스 책 부근을 뒤적거리게 되는데, 제 경험상 말씀을 드리자면


그거 다 가시밭길로 가는 겁니다.


롤로 비유하자면 파밍도 하지 않은 챔피언이 팀파이트 한다고 나대는 겁니다.


여기서는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 있겠지만, 가장 효율적인 길은 


오른쪽 두뇌로 그림그리기를 읽고, 안에 있는 내용을 따라하는 겁니다.







책에 있는 비법을 간략히 쓰자면 


그림의 위아래를 반대로 해서 그리기


윤곽선만 그리기


그림 외의 영역(여백) 그리기


30초 안에 그리기 - 이걸로 유명한 사이트가 포즈매니악


정도가 있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배우면 스스로 생각하며 그린게 괜찮게 나옵니다.



3. 이제는 제 손을 도금하고 싶어요. 저를 미다스로 만들어줘요.









고멘, 무리무리


솔직히, 저도 그 정도로 잘 그리지는 않아서 뭐라 할 수 없네요.


다만, 여기서부터는 뭘 해도 실력이 올라가는 속도도 비슷비슷합니다.


하지만 뭘 해도 받아들일 기반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무협으로 치면 이제 단전이 어느 정도 수련이 된 겁니다.


그리고 무언가에 특화를 하는 시기가 되지요.


게임으로 치면 2차 전직을 골라야 합니다.



-1- 그냥 막연히 이것저것 다 잘 그리고 싶다. 


-> 앤드류 루미스의 저서를 참고하세요.







A. 루미스의 저서는 종류가 많고 다루는 범위도 넓습니다.


이 단계에서 다루는 사람들 중 유일한 삽화가입니다.(나머지는 만화가)


그렇기에 그의 그림은 범용성이 좋으며 대중에게 가장 다가가기가 쉽습니다.


'맨날 똑같은 거만 그리는 새끼' 라는 소리를 듣기 싫으시다면 이 분의 저서를 집중적으로 다루세요.


A. 루미스의 저서들에서 다루는 내용으로는


기본적인 인체비례 (+ 인체에 투시원근법 도입하기)


기본적인 원근법


기본적인 옷의 주름


그 외 기타등등


정도가 있겠습니다.



장점: 모든 것을 잘 그릴 수 있다.


단점: 전부 그저 그렇다.



-2- 인체를 엄청 잘 그리고 싶다. -> 번 호가스의 저서를 참고하세요.








호가스의 그림 관련 저서는 전부 앞에 다이나믹이 붙습니다.


이 작가 만큼 역동적인 인체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분들은 적기 때문에 이해가 가는 작명이지요.


또한 호가스의 저서만큼 '림을 그리기 위한 해부학'에 집중한 저서는 드믑니다.


그저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수준에서 벗어나 내용을 읽으세요. 글을 하나하나 정독하세요. 그 정도로 내용이 충실합니다.


그린 그림이 미켈란젤로와도 같다는 찬사를 듣고 싶으시다면 호가스의 책들을 추천합니다.


번 호가스의 저서에서 다루는 내용은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한 해부학


인체와 상호작용하여 형성되는 옷의 주름


신체의 형상에 상호작용하는 빛과 어둠


참고자료없이 인체를 어느 정도 완벽히 그리는 비법


정도가 있겠습니다.



장점: 완벽한 인체비례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단점: 뭘 그리든 뻣뻣한 근육질 덩어리가 된다. 신체 외의 내용은 전혀 없다.



-3-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 -> 포스 드로잉을 참고하세요.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리면 흔히 듣는 소리가 '선을 떼지 말고 한 번에 그려라' 입니다.


왜 그런 소리를 하냐하면, 그림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어야 보기가 좋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말은 '그대는 왜 흐름을 보지 못하는가!' 입니다.


또한, 왠만한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다가 충돌하는 벽이 있는데,


'그려진 인간들이 마네킹마냥 뻣뻣하다' 구간입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냐는 질문에는 그저 많이 그리라고들 하지만, 사실 이를 처방하는 좋은 책이 여기 있습니다.


마이크 마테시가 저술한 포스 드로잉은 여기 있는 예제들 중 가장 최근에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안에 든 내용은 위의 저서들에 비해 전혀 꿇리지가 않습니다.


그림에 있는 흐름을 이해하고 동세가 풍부한 그림을 그리고자 하면 책을 추천합니다.


포스드로잉에서 다루는 내용으로는


만물에 있는 흐름을 읽는 법


흐름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법


정도가 있습니다.


설명이 다른 것들에 비해 빈약하지만, 솔직히 저 두 영역만 알려줘도 충분히 혜자급 구성입니다.



장점: 살아 숨쉬는 듯한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단점: 그게 사람같지는 않다. 잘 그렸다는 소리는 듣기 힘들다.



-번외- 배경을 잘 그리고 싶다. -> 만화로 배우는 투시원근법을 추천합니다.






인물만 그리며 어느 정도 잘 한다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언젠가는 배경을 그릴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인물은 잘 그렸는데 배경에는 직사각형 모음과 동그라미 햇님이 전부가 되어 괴리가 크게 되지요.


그래서 배경 그리는 법을 검색하고, 투시 원근법을 깨작거리게 됩니다.


하지만 때려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더럽게 어렵거든요.


만화로 배우는 투시원근법 은 원제가 '만화가를 위한 투시원근법'입니다.


그림을 업으로 삼은 자를 대상으로 한 이 책은 역설적으로 일반인에게 가장 쉽게 투시원근법을 설명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번역하여 발매했습니다. 배경 잘 그리고 싶으면 이 책을 사세요. 끝.


만화로 배우는 투시원근법에서 다루는 내용으로는


1점 투시법


2점 투시법


3점(그리고 그 이상) 투시법


원근법상 올바른 원을 그리는 법


인체와 원근법에 대한 개괄


정도가 있습니다.


그 외에 확장판으로 만화가를 위한 익스트림 투시원근법 이 있는데, 


이건 진짜로 전문가용으로 나온 책이니 제대로 배경을 파고 싶으시면 읽으시기 바랍니다.



장점: 투시원근법을 이용해서 배경을 끝내주게 그릴 수 있다.


단점: 가장 쉬운 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더럽게 어렵다.



마치며


이 글은 결국 '어떻게 그려라' 가 아닌 '무엇을 그려라' 를 알리는 글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난 ~~를 그리고 싶다' 라고 정했을 겁니다.


이런걸 보고 진지하게 뭘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상 그림을 안 그리는 사람들이겠지요.


그러나 그림에는 끝이 없고 결국은 장인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순에서 타협하게 됩니다.


이 글은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지침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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